5월 12일(1차전), 자이언츠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2:1로 패하였다. 3회 다이아몬드백스의 1번 타자 캐롤이 선두 타자로 나와 비거리 122m의 좌월 솔로포를 날렸다. 그러나 다음 타자들을 1루 땅볼, 삼진 그리고 2루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잡으며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자이언츠의 4회 공격, 1아웃에서 라모스가 내야 안타로 출루하고, 이정후의 우전 안타로 1루 주자 라모스는 3루까지 진루하였으나, 다음 타자 플로레스의 타구가 2루수 병살타가 되면서 득점에는 실패하였다. 이어진 다이아몬드백스의 5회 공격, 선두 타자 캐롤이 또다시 홈런 포를 쏘아 올렸다. 이번에는 비거리 134m의 중월 홈런이었다. 이번이닝도 다음 타자들은 깔끔하게 아웃처리, 마치 3회의 데자뷰 같았다. 이제 자이언츠의 공격, 선두 타자 아다메스가 좌중간 2루타를 치고 출루, 그러나 베일리의 삼진, 마토스의 1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2아웃, 다음 타자 코스는 6구까지 가는 승부에서 우전 안타를 뽑아내며 투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였으나, 추가 진루를 노리다가 2루에서 아웃되었다. 다행히 코스의 안타로 2루 주자였던 아다메스는 홈을 밟으며 득점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남은 4이닝에서 두 팀 모두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며 스코어 2:1로 경기는 마무리되었고, 자이언츠는 시리즈 첫 경기를 내주었다. 이날 자이언츠 선발은 베테랑 저스틴 벌랜더였다. 올 시즌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그는 6이닝 동안 9피안타 2피홈런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안타깝게도 또다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벌랜더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아직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트라이크 비율이 79구 중 60개로 매우 공격적인 투구로 애리조나 타선을 상대했지만, 두 번의 실투가 아쉬웠다. 또한 자이언츠 타선은 다이아몬드백스의 선발 메릴 켈리를 상대로 7이닝 동안 8개의 안타를 기록하였으나, 단 1점밖에 뽑아내지 못하였다. 상대적으로 켈리는 상당히 효율적인 투구로 자이언츠 타선을 상대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이날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4번 타순에 배치되며 주목을 받았다. 최근 타격 사이클이 하락세에 있었던 가운데, 밥 멜빈 감독은 타순 변화를 통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던 것 같다. 이정후는 총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2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다. 1회 첫 타석에선 기습 번트를 시도했으나 포수 땅볼로 물러났고, 4회에는 켈리의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으나 안타깝게도 점수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그리고 6회에는 좌익수 플라이 아웃, 8회 마지막 타석은 유격수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다. 이날 다이아몬드백스의 선발, 켈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 SK 와이번스(현 SSG) 소속이던 그 켈리이다. 켈리는 KBO리그 역수출 선수 중 가장 주목받는 선수로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데, 37세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다양한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지는 능력이 뛰어나고,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시즌 후 FA계약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인다. 켈리는 이날도 7이닝 동안 싱커, 포심,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고루 섞으며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또한 이정후와의 맞대결에서도 3타수 1안타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는 켈리와 벌랜더의 명품 투수전으로, 결과는 자이언츠의 1점 차 패배였다. 다음 경기에서는 벌랜더의 호투가 헛되지 않도록 타선이 응답하기를 나의 온 마음을 다해 바래본다.
5월 13일(2차전), 자이언츠와 다이아몬드백스의 2차전은 ‘한국 문화유산의 밤(Korean Heritage Night)’으로 기획되었고.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K-POP 공연을 비롯해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차전에 이어 4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이정후는 기획의도를 잘 인지한 듯, 시즌 5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홈인 오라클 파크를 방문한 수천 명의 교민들과 홈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 주었다. 물론 경기결과도 6:10, 자이언츠의 승리였고, 어제의 1점 차 패배를 제대로 갚아주며 홈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1회 공격부터 선취 3득점하며 기세를 잡는 듯 보였다. 1번 타자 마르테는 삼진 아웃을 당했지만, 2번 타자 캐롤, 3번 그리칙, 4번 수아레즈, 5번 네일러까지 네 타자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3명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2회 자이언츠의 공격, 선두 타자 플로레스가 첫구를 타격해 중전 안타로 출루, 다음 타자 아다메스는 볼넷을 얻어냈고, 플로레스는 2루 진루, 웨이드가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되었으나, 그 사이 플로레스는 3루에 안착했다. 1아웃, 1,3루에서 베일리가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가 되었고, 타석에는 신인 크리스티안 코스, 코스는 볼카운트 0-1에서 2구를 타격해 좌월 만루홈런(비거리 118m)을 터뜨리며 스코어를 단번에 3:4로 만들었다. 이날의 만루홈런은 코스의 빅리그 데뷔 첫 홈런이었다. 또한 코스의 이 홈런은 단순한 스코어 반전 이상이었다. 4연패로 침체되어 있던 자이언츠 덕아웃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홈구장 오라클 파크 관중석의 열기 역시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그 홈런이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덕아웃에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자이언츠는 5회 공격에서 선두 타자 이정후는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플로레스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 후, 아다메스의 비거리 120m의 좌월 투런 홈런으로 스코어는 3:6, 1아웃에서 다음 타자 웨이드도 좌전 안타로 출루, 코스의 우전 안타로 웨이드는 3루까지 진루, 그리고 야스트렘스키의 타석에서 폭투로 3루 주자 웨이드가 홈으로 들어오며 한 점을 더 보태어 3:7이 되었다. 7회 다이아몬드백스의 공격에서 선두 타자 케롤이 2-0에서 3구를 타격해 좌월 솔로포(비거리 128m)를 터뜨리며 1점을 추가하여, 스코어는 4:7로 여전히 자이언츠가 앞서고 있다. 그리고 자이언츠의 8회 공격, 4:7로 앞선 상황, 야스트렘스키의 우전 2루타와 라모스의 고의 4구로 2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다이아몬드백스의 좌완 조 맨티플라이의 몸쪽 낮은 커브를 강하게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쓰리런 홈런(비거리 112m)을 터뜨렸다. 스코어 4:10, 이정후의 시즌 5호 홈런이자 올시즌 오라클 파크에서의 첫 홈런이었다. 다이아몬드백스의 9회 공격에서 수아레즈의 사구 후, 5번 타자 네일러가 우월 투런포(비거리 132m)를 터뜨리며, 6:10까지 따라 왔지만, 거기까지였다. 시리즈 2차전은 자이언츠의 6:10 승리였다. 다이아몬드백스는 8회, 2사 2루 상황에서 3번 타자 라모스를 고의 4구로 거르고, 4번 타자 이정후와의 승부를 선택했다. 최근 타격감이 뜨거운 라모스를 피하고 좌투수인 맨티플라이에게 좌타자인 이정후와의 승부가 수월하다고 판단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정후는 좌투수 상대 타율 0.318, OPS 0.879를 기록 중인 선수다. 지역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좌투수 상대 강점을 간과한 선택이었고, 한국 문화유산의 밤에 모인 홈팬들을 열광시켰다”고 보도했다. 이정후의 팬클럽인 *' 'HOO LEE GANS(후리건스)'도 단체 응원복과 불꽃 가발로 쓰고 분위기를 달궜고, 구단은 한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까지 준비하며 특별한 날을 만들었다. 경기 후 이정후는 “후리건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자신의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총 10안타를 기록했고, 웨이드와 야스트렘스키, 플로레스 등 상위 타선이 꾸준히 기회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도 타순 전반에 걸쳐 고른 활약이 이어졌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밥 멜빈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4연패에 익숙한 팀이 아니다. 오늘 경기는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HOO LEE GANS : 이정후의 이름(HOO LEE)과 스포츠 등에서 광적인 팬을 뜻하는 '훌리건(hooligan)'을 섞어 'HOO LEE GANS'라고 이름 지어진 이정후의 팬클럽이다. 'HOO LEE GANS'라고 새겨진 티셔츠와 불꽃 모양의 가발을 착용하고 이정후의 수비 포지션과 가까운 외야 관중석에서 응원하며, 이정후에게 큰 힘을 주고 있다.
5월 14일(3차전), 자이언츠는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8:7로 아쉽게 패하며 위닝시리즈를 놓쳤다. 양 팀 합계 24안타, 4개의 홈런이 터진 타격전이었고, 자이언츠는 막판까지 추격했지만, 한 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1회 공격에서 마르테의 우월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렸고, 2회 공격에서는 수아레즈, 스미스, 페도모 그리고 토마스까지 4명의 타자가 연속으로 안타를 치면서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이어진 자이언츠의 공격에서 선두 타자 아다메스가 볼넷으로 출루, 허프의 좌중간 안타로 3루까지 진루하였고, 비야의 볼넷으로 누상에 주자를 꽉 채웠다. 타석에 들어선 코스는 우전 안타를 날리며, 3루 주자 아다메스를 홈으로 불러들였으며, 이어진 만루에서 라모스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3루 주자였던 허프도 홈을 밟았다. 스코어, 3:2, 1점 차로 따라붙으며 공격은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백스는 3회에도 구리엘과 네일러가 안타로 출루한 후, 수아레즈가 좌월 쓰리런(비거리 123m)을 날려 3득점을 추가하여 스코어는 6:2가 되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4회 공격에서도 캐롤의 안타 후, 마르테가 비거리 131m의 우월 투런포를 날리며 2점을 더 보태며 8:2를 만들었다. 자이언츠는 뒤이은 공격에서 선두 타자 마토스가 볼넷을 얻어내며 1루에 출루, 비야의 내야 안타로 2루까지 진루하였고, 라모스의 좌전 2루타로 마토스와 비야가 모두 홈을 밟으며 2득점하여 스코어는 8:4가 되었다. 자이언츠는 7회 공격에서 플로레스가 중전 안타로 출루하였고, 다음 타자 이정후가 상대 투수 라인 넬슨의 4구째 시속 138㎞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비거리 120m의 우월 투런포를 날리며 다시 2점을 따라붙었다. 스코어 8:6.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차전, 홈에서 시즌 첫 홈런을 기록했던 이정후는 3차전에서 같은 오라클 파크의 우측 담장을 넘기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 타자로 나온 이정후는 아쉽게도 좌익수 플라이 아웃, 다음 타자 채프먼이 내야 안타로 출루, 아다메스의 중전 2루타로 채프먼은 3루까지 진루, 베일리는 볼넷을 얻어내며 1아웃 만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야스트렘스키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며, 2아웃. 다음 타자 웨이드가 3-2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밀어내기로 3루 주자 채프먼이 홈으로 들어오며, 8:7,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2아웃, 만루에 타석에 선 코스는 2-2에서 5구를 타격했으나 이 볼이 중견수 플라이 아웃이 됐고 경기는 마무리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자이언츠는 11안타 7득점을 기록했으나 12개의 삼진도 함께 당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13안타 8득점으로 타격전에서 근소하게 앞서며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이날 이정후는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여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였다. 무엇보다 반가운 건, 이정후가 트윈스와의 3차전부터 4게임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며, 13일부터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한 것과 이번 시리즈 2차전부터 자이언츠의 중심 타선도 응집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후를 비롯한 중심 타선이 다시 살아나고, 기회가 왔을 때, 응집력을 보여 준다면, 빡세다고 소문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보여진다.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리즈를 마치며..
자이언츠는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리즈를 1승 2패로 마무리했다. 1차전은 벌랜더의 호투에도 득점 지원 부족으로 아쉽게 패했고, 2차전은 코스의 만루포와 이정후의 쐐기 홈런으로 대승을 거두며 4연패를 끊어냈다. 마지막 3차전은 총력전 끝에 1점 차로 패배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 준 좋은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또한 중심 타선의 집중력과 이정후의 연이틀 홈런도 꽤나 긍정적이다. 비록 시리즈 위닝은 내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