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 브릿지 시리즈(Bay Bridge Series) ***
'베이 브릿지 시리즈(Bay Bridge Series)'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NL, 내쇼날리그)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AL, 아메리칸리그)의 맞대결을 지칭하는 말이다. 원래는 스프링 트레이닝이 끝난 후, 정규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치러진 두 팀 간의 일종의 시범경기(?)를 말했으나, 1997년 인터리그제의 도입 이후에는 정규 시즌 경기로 자리 잡았다.
이는 두 팀이 각각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연고지로 사용한 것에서 비롯되었으며,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 두 도시를 잇는 베이 브리지에서 그 이름을 가져왔다. 두 팀이 맞붙었던 1989년 월드시리즈로 인해 '베이의 전투(Battle of the Bay)'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고, 월드시리즈 도중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지진 시리즈'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 시리즈의 팬 문화는 경쟁적이면서도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 또는 시카고 컵스-시카고 화이트삭스와는 달리 동료로서 서로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해 왔다. 그래서 때로는 서로의 유니폼을 입거나 두 팀의 로고가 함께 있는 모자를 쓰고 공동 응원을 하기도 했다. 또한 2018년부터 시리즈는 베이 브리지 철제 조각으로 만든 트로피를 두고 경쟁했다.
이렇듯 베이 브릿지 시리즈(Bay Bridge Series)는 오랫동안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상징적인 지역 라이벌전으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런데, 2023년 애슬레틱스가 라스베이거스로 연고지 이전을 확정하며, 이 전통의 라이벌전은 2024년 8월 18일 애슬레틱스의 홈구장인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경기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막을 내렸다. 2025년 시리즈는 애슬레틱스가 임시 연고지인 새크라멘토에서 치른 첫 시리즈였다. 애슬레틱스는 2028년 새로운 홈구장이 완성되면, 라스베이거스로 이전할 계획이다.
5월 16일(1차전), 자이언츠는 홈인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첫 경기를 1:9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3회, 자이언츠의 공격에서 무사에 첫 타자 베일리가 중전안타로 츌루, 피츠제럴드와 라모스도 나란히 볼넷을 얻어 출루하면서 만루가 되었고, 플로레스가 10구까지 가는 투수와의 긴 싸움 끝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 홈런(비거리 121m)으로 단숨에 4점울 가져왔다. 그리고 6회, 다시 베일리가 선두 타자로 나와 볼넷을 얻어 출루, 라모스의 중전 안타로 1아웃 1,2루에서 플로레스의 타석, 플로레스가 또다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쓰리런 홈런(비거리 119m)을 터트리며 자이언츠가 6회 공격에서 3점을 추가하여 스코어는 0:7이 되었다. 8회 애슬레틱스의 공격, 9번 타자 우리아스가 내야 안타로 1루 출루, 슈만의 우중간 안타로 1아웃 1,2루에서 소더스트롬이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2루 주자인 우리아스는 홈을 밟았고, 1루 주자 슈만은 2루에 진루하며 즣은 찬스를 잡은 듯했으나 다음 타자 루커의 투수 병살타로 1점을 만회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바로 이은 자이언츠의 공격에서 오늘의 히어로 플로레스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를 타격 또 한 번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비거리 122m)을 만들어 내며 한게임 3홈런을 선보였다. 플로레스의 솔로 홈런 후, 채프먼의 2루타와 아다메스의 안타로 1점을 더 보탠 자이언츠는 2점을 추가하며 스코어는 1:9. 이날 플로레스는 5타수 3안타 8타점 3득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선취점, 추가점, 쐐기점에 모두 관여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이날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이정후도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안타깝게도 팀의 득점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또한 자이언츠의 선발 로건 웹도 안정적이었다. 8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상대 애슬레틱스의 선발 시어스는 4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고, 이후 불펜도 플로레스의 방망이를 막지 못했다. 이날은 자이언츠의 타선과 마운드가 모두 잘 맞물리며 1:9라는 큰 점수 차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5월 17일(2차전), 자이언츠가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2차전 경기에서 9이닝 동안 0의 행진을 하는 팽팽한 투수전 끝에 연장 10회 공격에서 '끝내기 밀어내기' 승리로 이틀 연속 승리를 챙겼다. 이날 각각 5개씩의 안타를 친 두 팀, 애슬레틱스는 2회와 4회, 그리고 자이언츠는 3회에 주자가 3루까지 출루하였다. 그러나, 두 팀 모두 득점까지 연결하지는 못하면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10회 애슬레틱스의 공격에서 세 번째 타자로 나온 윌슨이 볼넷을 하나 얻어냈을 뿐, 득점하지 못하였다. 이어진 자이언츠의 공격, 2루에는 주자 아다메스, 선두 타자는 웨이드 1구와 2구 번트를 시도하였으나 파울이 되며 실패, 2스트라이크 이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 출루, 다음 타자 베일리의 희생 번트로 누상의 주자들은 한 베이스씩 진루, 1아웃 2,3루가 되었다. 피츠제럴드의 삼진 아웃, 야스트렘스키가 고의 사구를 얻어내면서 2아웃 만루가 되었다. 다음 타자 플로레스는 세 번의 파울과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싸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끝내기 밀어내기', 0:1로 승리를 가져왔다. 자이언츠는 선발 랜던 루프가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이후 등판한 불펜 3명이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애슬레틱스도 세베리노를 앞세워 9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맞불을 놨다. 이정후는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였으나 안타를 치지 못했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침묵을 수비로 만회했다. 1회, 애슬레틱스의 2번 타자 브랜드 루커가 중앙 담장 끝까지 가는 대형 타구를 만들었으나, 이정후가 타격음을 들은 즉시 담장을 향해 뒤로 달리며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오는 공을 끝까지 지켜보고 안정적으로 포구했다. 지난 시즌 수비 도중 담장에 부딪쳐 어깨 수술까지 한 이정후지만, 그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주어 홈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말 신나는 연장 끝내기인데.. 밀어내기라 좀 밍숭밈숭. 하지만 이 또한 승리이니 자이언츠는 어제에 이어 기분 좋은 승리를 또 하나 챙겼다.
5월 18일(3차전), 자이언츠는 애슬레틱스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2:3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스윕으로 마무리하였다. 경기의 선취점은 자이언츠의 1회 공격에서 1번 타자 라모스의 대형 솔로 홈런(비거리 131m)이었다. 첫 타석에서 초구를 과감하게 공략한 라모스는 가운데 담장을 넘기며 시즌 두 번째 리드오프 홈런을 기록했다. 4회, 애슬레틱스의 공격에서 자이언츠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두 타자를 모두 2루수 땅볼로 잡고 순조로이 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깔끔한 2아웃 후 우리아스에게 좌전 2루타를 내주더니 연이은 볼넷으로 2사 만루에서, 버틀러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1:2로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선발 벌랜더의 임무도 여기까지였다. 이날도 벌랜더는 역시 승리와 인연이 닿지 않았다. 특히나 평소의 벌랜더답지 않게 총 4이닝 동안 탈삼진은 단 1개, 볼넷을 5개나 허용했고,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도 이전보다 3마일 정도 떨어진 91.5마일이었다. 올해 지독히도 승운이 따르지 않는 벌랜더다. 8회 자이언츠의 공격에서 선두 타자 웨이드가 우중간 3루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 다음 타자는 대타 베일리, 베일리는 중전 안타로 3루 주자 웨이드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동점을 만들었다. 무사 1루, 코스가 희생번트로 베일리를 무사히 2루로 보냈다. 이제 1사 2루, 라모스가 좌전 안타를 쳤고, 베일리가 홈을 밟으며 2:3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라모스는 2루까지 뛰다가 아웃되면서 2아웃, 주자는 없다. 플로레스가 볼넷을 얻어내지만, 다음 타자 이정후의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8회 공격이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9회 애슬레틱스의 공격을 마무리 투수 라이언 워커가 7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상대하며 깔끔히 끝맺었다. 이정후는 이날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하였으나, 4타수 무안타로 팀의 승리에 기여하진 못했다. 하지만 동료들 덕분에 팀이 8회에 역전했고, 마무리 워커가 승리를 잘 지켜냈다.
베이 브릿지 시리즈를 마치며..
자이언츠와 애슬레틱스의 이번 시리즈는 ‘극과 극’이 공존했던 세 경기였다. 1차전에서는 플로레스의 3홈런 8타점이라는 미친 활약이 있었고, 2차전은 연장 10회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 3차전은 다시 박빙의 투수전 속 한 점 차 승부였다. 이렇게 다른 색깔의 경기들을 모두 승리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자이언츠의 집중력과 팀 완성도를 엿볼 수 있는, 자이언츠 팬으로서 아주 뿌듯한 시리즈였다. 또한 이번 시리즈에서는 플로레스와 라모스, 베일리 등의 중심 타자들이 득점권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번 시리즈에 부진했던 이정후가 힘을 더 보태고, 채프먼이 살아나 준다면, 살벌한 서부지구 선두 다툼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