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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원정을 끝내고 홈에서 파드레스와의 4연전

by dw-thirty30 2025. 12. 7.

 

AT&T Park

 

6월 2일(1차전), 긴 원정을 끝내고 홈으로 돌아온 자이언츠는 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를 1:0으로 패배했다. 자이언츠의 선발, 웹은 8이닝 6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했고, 로건 웹 자신과 멜빈 감독 또한 투구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러나 자이언츠 타선은 5개의 안타와 6개의 볼넷까지 얻어냈으나, 단 한 점도 내지 못하면서 에이스 로건 웹의 호투도 빛을 잃었다. 웹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상하게 올 시즌 내내 만나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파드레스를 상대로 패트릭 베일리(포수), J.P. 마르티네스(투수코치), 가빈 앨스턴(불펜코치), 그리고 분석팀과 함께 세심히 플랜을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웹은 역시 자이언츠 에이스 다웠다. 까다로운 상대 파드레스와의 시리즈 첫 게임에 선발로 나와 타자들을 압도했고, 홈 ERA를 1.12까지 끌어내리며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1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라모스가 내야안타로 1루 출루, 이정후의 좌익수 플라이 후, 플로레스의 2루수 땅볼로 2루 진루, 채프먼의 내야안타로 3루까지 진루했으나 야스트렘스키의 삼진아웃으로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고, 2회 공격에서는 2개의 볼넷과 웨이드의 사구로 3루까지 진루하였으나 라모스의 병살타로 득점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7회 공격에서는 볼넷을 3개나 얻어내어 만루의 좋은 기회를 만들었으나, 2아웃에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가 볼 세 개에 삼진아웃으로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실패했다. 또한 8회에는 안타와 고의 4구, 폭투까지 나오며 2아웃 2,3루의 찬스를 만들어냈지만, 슈미트 선수가 또다시 삼진 아웃을 당했다. 찬스를 스스로 만들기도 파드레스가 만들어 주기도 했지만, 점수를 결국 못 내면서 10회 연장전에 돌입했고, 승부치기에서 희생번트와 이글레시아스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내주면서 패배했다. 웹은 경기 후 “야구는 밀물과 썰물이 있는 게임”이라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며 현 상황을 무마했지만, 진정한 자이언츠팬이라면 에이스의 명품투를 이렇게 허망하게 날려버린 패배는  '1패' 그 이상의 충격이 아닐 수 없다. 

 

6월 3일(2차전), 자이언츠는 오파클 파크에서 열린 파드레스와의 2차전에서 또다시 3:2로 패배했다. 잔인하게도 어제와 같은 연장 10회 승부치기 패배였다. 선발 랜던 룹은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호투하며 파드레스 강타선을 잘 막았고, 3회 공격에서 선두 타자 베일리가 우전 2루타로 출루하여, 라모스의 중월 투런 홈런(비거리 135m)으로 선취점도 뽑았다. 다음 타자 이정후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플로레스의 우중간 안타와 채프만의 2루타가 연속 나오며 흐름이 자이언츠 쪽으로 넘어오는 듯했으나, 추가득점에 실패하며 공격이 마무리되었다. 자이언츠는 이후에도 추가점을 내지 못한 채 0:2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었으나, 9회 파드레스의 매니 마차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연장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자이언츠는 10회 승부치기에서 파드레스의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역전 우전 적시타를 내주며 3:2로 패배했다. 이틀 연속 홈에서의 연장전 패배. 팬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분노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이정후도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무안타. 무엇보다 결정적인 상황, 연장 10회, 2아웃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서서 첫구를 타격해 맥없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경기가 마무리 되었다. 2025시즌 시작하고 초반 뜨거웠던 이정후는 5월 들어서면서 상대 투수들의 집요한 약점 공략 속에 삼진이 늘고 득점권에서의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한때 0.36대까지 올랐던 타율이 현재는 0.26대로 내려왔다. KBO에서는 “세상 쓸데없는 걱정이 이정후 걱정”이라는 말에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었다. MLB에서도 그러길 바랐지만... 역시 MLB는  MLB다.

 

6월 4일(3차전), 자이언츠는 오파클 파크에서 열린 파드레스와의 3차전에서 5:6으로 승리했다. 3차전은 선취점은 뺏겼지만, 1,2차전의 답답함을 통째로 날려버린 대역전극이었다. 자이언츠 선발 카일 해리슨은 시작부터 고전했다. 1회 타티스 주니어에게 좌전 2루타, 마차도에게는 볼넷을 그리고 쉬츠에게 우전 3루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5회에도 타티스 주니어와 아라에즈, 쉬츠에게 내야안타, 그리고 잭슨 메릴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3점을 더 내주면서 스코어는 5:0, 투수도 젤리로 교체되었다. 자이언츠는 5회 공격에서야 존슨이 중전 안타로 출루, 도루로 2루 진루, 베일리의 우전 2루타로 홈을 밟으며 1득점, 5:1이 되었다. 바뀐 투수 션 젤리는 7회까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고, 자이언츠의 6회 공격에서 선두 타자 라모스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이정후가 좌전 2루타를 치고 출루한 후, 채프먼이 좌월홈런(비거리 116m)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자이언츠 쪽으로 끌고 왔다. 자이언츠는 이어진 7회 공격에서 선두타자 아다메스가 볼넷으로 출루 후, 존슨의 중전 안타로 무사 1,2루, 파드레스는 우완 투수인 제이슨  애덤이 구원 등판했다. 베일리의 루킹 삼진 후, 피츠제럴드의 우중간 안타로 1아웃 만루, 다음 타자 라모스가 좌전 적시 2루타로 아다메스와 존슨이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5:5, 1아웃 2,3루에서 이정후는 애덤의 초구, 140km/h 체인지업을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연결시켜, 3루 주자 피츠제럴드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자이언츠는 드디어 5: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플로레스의 볼넷 출루 후 채프먼이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나며 공격은 아쉽게 마무리되었지만, 전날까지 찬스마다 고개 숙였던 타선이,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 셈이다. 뒤이어 나온 불펜도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켜냈고, 랜디 로드리게스가 9회 1사 1,2루 위기에서 올라와 커리어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정후는 3타수 2안타(2루타 2개) 1타점 1득점으로 오랜만에 제 몫을 해내며 시리즈 내내 쌓인 답답함을 스스로 뚫어낸 경기였다. 타율도 0.274로 소폭 올라갔다. 

 

6월 5일(4차전), 자이언츠는 오파클 파크에서 열린 파드레스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2:3으로 승리했다. 이날 자이언츠는 좌완 로비 레이를  파드레스는 우완 딜런 시즈를 선발로 내세웠다. 레이는 3회, 아라에즈에게 내야안타를 그리고 뒤이은 타자 마차도에게 좌월 투런 홈런(비거리 124m)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지만, 거기까지였다. 7이닝 4피안타 2실점 9탈삼진. 특별히, 3회 이후에는 상대 타선을 완벽히 압도했다. 로비 레이는 2021시즌(당시 소속은 AL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고, 2022시즌(소속은 시애틀 메리너스)에서 189이닝을 던진 뒤, 지난 23, 24시즌 부상으로 8경기에서 단 34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올시즌 8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이상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레이의 완벽한 부활이라 할 수 있겠다. 공격에서는 오랜만에 이정후가 초반부터 흐름을 만들었다. 1회 1사 1루에서 시즈의 한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인정 2루타를 때려냈다. 이정후의 타구는 외야 그라운드에서 한 차례 튀어 오른 뒤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3m의 큼직한 타구로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지만, 후속 채프먼과 아다메스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2:0으로 뒤진 3회 공격, 1번 타자 존슨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고, 라모스와 이정후가 연이어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 1사 2,3루에서 채프먼의 중전 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아다메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한 뒤, 도미닉 스미스가 9구 승부 끝에 중전 2타점 인정 2루타를 때려내며 이정후와 채프먼,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여 단숨에 경기를 2:3으로 뒤집었다. 이후 두 팀은 추가 득점 없이 팽팽이 맞섰다. 자이언츠는 불펜에서 로드리게스와 도발이 각각 1이닝씩 책임지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2차전에서 9회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전으로 가는 빌미를 제공했던 도발에게는 시리즈 첫 세이브이자, 무너졌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씻어낸 마무리 등판이 됐다. 이 경기에서야 비로소 이번 시리즈 첫 선발승이 기록된 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파드레스와의 홈 4연전을 마치며..

솔직히.. 여전한 파드레스 징크스다. 그러나 단순히 시리즈 결과만 보면 2승 2패, 평범한 스플릿 시리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지없이 '샌디에이고만 만나면 흐름이 꼬이는 자이언츠'라는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 1,2차전에서 이틀 연속 연장 패배, 불펜의 블론세이브, 8볼넷을 얻고도 무득점에 그친 타선, 그리고 찬스마다 중심 타자의 결정적인 침묵까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경쟁팀을 상대로 이렇게 계속 약한 모습을 보이는 건 단순한 상대 전적을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3,4차전은 분명 다르게 기억될 만하다. 5:0에서 5:6으로 뒤집은 대역전승, 에이스급 피칭을 선보인 로비 레이의 부활, 그리고 이정후의 반등도 있었다. 이틀 연속 경기 후반 결정적인 타석에서 무너졌던 이정후는, 멀티 2루타, 3출루 경기를 보여줬다. MLB 첫 풀시즌의 이정후는 분명 많은 벽과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처럼 추락과 반등이 한 주 안에 공존하는 과정을 거치며, 그는 점점 이 리그의 리듬과 싸움의 방식을 몸으로 익혀 나가고 있는 거라 생각된다. 자이언츠에게 파드레스와의 이번 시리즈는 분명 과제와 위안을 동시에 남겼다. 파드레스 징크스는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최소한 1승 3패 혹은 스윕 위기로 가던 흐름을 스스로 끊어냈고, 에이스와 핵심 타자들도 반등하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이렇게 조금씩 극복해 나가다 보면 우리가 우위인 날도 분명 올 것이다. 공은 둥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