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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3연전

by dw-thirty30 2025. 5. 6.

오라클 파크

 

4월 25일(1차전), 자이언츠는 오라클 파크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리즈 첫 경기를 스코어 2:0으로 내줬다. 이정후가 1회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전 안타로 1루에 출루했지만, 다음 타자 채프먼이 2루 땅볼 아웃이 되면서 공격이 마무리되었다. 3회, 텍사스는 버거의 좌중간 2루타로 1사 2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어 스미스의 1루수 땅볼로 버거가 3루까지 진루한 뒤, 랭포드의 좌전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또한 레인저스는 6회에 선두 타자 스미스가 내야안타로 출루하고, 랭포드가 중전 2루타를 때리며 무사 2,3루를 만들었고, 이어 피더슨의 우전 적시타로 3루 주자 스미스가 홈을 밟으며 1점을 추가했다. 스코어 2:0. 반면에 자이언츠는 7회에도 선두 타자 플로레스가 우전 안타로 1루에 출루헀지만, 또 후속타 불발로 기회를 살리지 못해 1점도 내지 못하고 패배했다. 이날 자이언츠가 친 안타 4개가 1,3,5,6회에 산발적으로 1개씩 나왔다. 한마디로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자이언츠 선발 저스틴 벌랜더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5K 2실점(89구)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시즌 2패째를 기록하게 됐다.

그리고, 9회에는 논란이 된 오심 판정이 있었다. 당사자는 이정후. 상황은 이정후가 팀이 2:0으로 끌려가던 9회, 선두 타자로 나와 텍사스 세 번째 투수 좌완 로버트 가르시아의 5구째 94마일의 빠른 공에 방망이가 돌았다며 헛스윙 삼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볼카운트 2-2에서 이정후는 몸쪽으로 파고드는 높은 공을 몸을 뒤로 젖히며 피하면서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이 굴절됐다. 방망이에 맞은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심판진은 헛스윙으로 판단해 삼진아웃을 선언했다. 분명히 공에 굴절이 있었으나 심판진의 판단은 방망이에 맞은 게 아닌 이정후의 손에 맞은 거라는 판단이다. 공을 피하려다가 쓰러진 이정후는 더그아웃을 향해 "파울, 파울"이라고 외쳤으나 3루심은 배트가 돌았다는 제스처를 취했고, 주심은 삼진콜을 했다. 참고로 현재 메이저리그 규정상 체크스윙 상황에서 파울 여부를 비디오 판독할 수 없다. 따라서 심판진의 판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결국 4심이 모여 논의한 끝에 원심이 유지됐다. 밥 멜빈 자이언츠 감독까지 나와 항의를 해봤으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경기 후 이정후는 인터뷰에서 오심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 심판의 말대로 공을 손에 맞았다면, "뒹굴고 있었어야지 바로 타석 준비를 하진 않았을 것 아니에요"라며 심판의 삼진판정에 황당해했다. 그리고는 "1년을 치르면 많은 타석에 들어가는 것도 알고, 하지만 그 한 타석을 위해서 비시즌 때부터 캠프 때까지 엄청 노럭한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보면서, 이정후가 참으로 어른스럽다고 느꼈다. 누가 봐도 억울한 오심이었는데,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물론 너무 어이가 없어서였을 수도 있지만...

경기 후, 지역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이날 9회, 선두 타자 이정후는 오심 판정을 받았다. 이정후가 스윙하던 중 몸쪽으로 향한 공이 배트에 맞아 파울이 됐지만, 오라클 파크에서 처음 주심으로 나선 오스틴 존스는 심판들과 논의 끝에 삼진을 선언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을 정도로, 누가 봐도 어이없는 오심이었다.

 

4월 26일(2차전), 자이언츠와 레인저스의 2차전은 스코어 2:3으로 자이언츠의 승리였다. 텍사스가 1회부터 선취점을 내며 흐름을 가져가는 듯했다. 1회 랭포드의 우전 2루타, 영의 내야안타로 만든 기회에서 버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을 뽑았다. 3회에는 선두타자 필라의 좌전 안타와 2루 도루, 영의 볼넷 후, 1루 주자 영과 2루 주자 필라의 더블스틸로 주자 2,3루에서 버거가 다시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며 2:0으로 추가점까지 냈다. 그러자 자이언츠도 5회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코스의 우전안타와 허프의 우중간 2루타로 2,3루를 만들고, 아다메스가 좌중간 안타를 터뜨리며 두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단숨에 2:2 동점. 이후 9회, 라모스의 중전안타와 웨이드의 볼넷 출루로 만든 기회에서 9번 타자 허프의 대타 베일리가 우익선상 안타를 치며 3루 주자 라모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이정후는 1회 첫 타석부터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며, 텍사스의 선발투수 타일러 말리의 3구 커터를 밀어 쳐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참고로 타일러 말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MLB 전체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달릴 정도로 까다로운 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이정후는 그런 건 신경 안 쓰는 듯, 첫 타석에서 바로 안타를 기록했다. 안타깝게도 이정후는 2차전 득점에는 기여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동료들이 해 주어서 기분 좋은 끝내기 승을 거뒀다. 시리즈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4월 27일(3차전), 자이언츠와 레인저스의 3차전은 스코어 2:3으로 자이언츠가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3차전도 2차전과 같은 양상이었다. 텍사스는 1회, 버거의 2루타와 피더슨의 2루타로 1사 주자 2,3루가 되었고, 4번 타자 가르시아의 삼진 아웃, 그리고 5번 타자 세미엔의 좌전안타로 주자 2명이 홈을 밟으며, 선취 2점을 만들며 앞서 나갔다. 자이언츠도 밀리지 않고, 1회 공격에서 이정후의 우전안타와 아다메스, 채프먼, 플로레스의 3개의 볼넷으로 1점을 바로 따라붙었다. 4회 텍사스는 2사 주자 없이 세번째 타자로 나온 하임이 좌중간 안타를 치고 2루까지 내 달렸으나, 이정후가 빠르게 달려가 공을 잡은 후, 주저 없이 2루수 코스에게 정확하게 던졌고, 2루수는 공을 받아 슬라이딩하는 하임을 기다리고 있다가 태그 아웃 시켰다. 공을 들고 기다리고 있는 2루로 들어가는 하임의 절망적인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어진 자이언츠의 4회, 첫 타자 라모스가 내야안타로 1루 출루, 웨이드의 타석 때, 도루로 2루 진루, 코스의 좌전안타에 홈으로 들어오며 1점을 더해 스코어는 2:2 동점. 그 후 자이언츠는 텍사스의 9회 공격까지 잘 막았고,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선두타자 라모스가 친 타구는 데굴데굴 굴러 투수의 왼쪽으로 향했다. 텍사스 마무리 투수 잭슨이 타구를 잡고 1루로 던졌는데, 이 공이 크게 빗나가면서 1루수 버거가 잡기 어려운 곳으로 향했다. 백업 수비가 들어와 있지 않아 버거가 공을 쫓는 시간이 길어지자 라모스는 3루까지 달렸고, 뒤늦게 공을 잡은 버거는 3루로 공을 뿌렸다. 그런데 이 공이 텍사스 3루수 스미스를 지나쳤다. 라모스는 3루를 밟고는 다시 홈으로 향했다. 라모스는 환하게 웃으며 홈플레이트로 과격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왔다. 라모스의 유니폼은 흙투성이였지만 얼굴은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다. 홈으로 들어온 라모스를 반기는 동료들도 승리의 기쁨과 흔히 볼 수 없는 라모스의 '리틀리그 홈런'을 축하하느라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스코어 2:3,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였다. 이정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4회 하임을 잡은 상황을 '처음부터 2루까지 뛸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공을 잡으러 뛰어가서 바로 2루로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거 같다'라고 얘기했다. 또한 밥 멜빈 감독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빅리그에서 22년 지도자 생황 중 이런 끝내기 승리는 처음"이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행운도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라고 말했다.

 

레인저스와의 시리즈를 마치며..

전체를 보면, 1차전의 공격 침체를 극복하고, 2,3차전에서 선취점을 내주고도 중반 이후 집중력 있는 타격과 기회를 잘 살리면서 승리를 가져온 인상적인 시리즈였다. 또한 팀 전체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팀워크와 뒷심을 확실히 보여준 시리즈였다. 이번 시리즈 승리는 앞으로 치러질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도 큰 자신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홈팬들에게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를 선사하며 자이언츠의 현재 전력을 보여 준 경기였다는 거다.